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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JTBC 드라마 뷰티인사이드 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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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뷰티인사이드는 한 달에 일주일 타인의 얼굴로 살아가는 여자와

일 년 열두 달 타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남자의

조금은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2018년 10월 1일부터

2018년 11월 20일까지 총 16부작으로 이루어진 JTBC 드라마입니다.

 

 

한세계/cast. 서현진
탑 여배우.


보통의 여자는 한 달에 한번 마법에 걸린다.
그러나 나는 한 달에 한번 ‘진짜 마법’에 걸린다.
그런 한세계를 가리키는 말은 무수히 많은 캐릭터로, 그중 한세계를 한마디로 말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말은 신비주의와 스캔들 메이커 그리고 신데렐라로 그녀의 매력은

이 세 가지에서 온다고 세간에서는 이것들을 모두 한세계 버뮤다 삼종 세트라고도 칭했다.
신비주의라기에는 신비와는 영 거리가 먼 스캔들 메이커, 스캔들 메이 커라기에는 잠은 꼭 집에 가서 자는 신데렐라.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이 매력들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다나 뭐라나.
탑 배우의 대문 앞을 지나다니는 인간 CCTV들의 입소문에 의하면 한세계의 집을 들락거리는 남자는

기십 명에 달한다고들 했지만, 그런데 그 남자들의 얼굴은 평균을 내거나 특정 취향을 꼽을 수 없을 만큼 제각각이며, 
심지어 인종까지도 제각각이라 이 정도면 그냥 한세계가 남자 자체를 너무 좋아하는 거라며

한세계의 집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은 숙덕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염문을 뿌리고 다니는 한세계의 모습은 절대 집 밖에서는 목격되지 않았지만,
나가지 않는 대신 일해주는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들락거렸고, 항간에는 그들이 세계의 시녀쯤 된다고 했다.
요가 선생님, 집안일해주는 아줌마, 피부관리사, 하다못해 점쟁이까지 공주가 따로 없다더라.
자기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단 하나도 없다더라 등 하루에도 수도 없이 쏟아지는

수많은 댓글들에도 한세계는 그저 무반응이었다.

그러나 그중 가장 핫한 소문은 한세계에게 아이가 있다는 소문은 신비주의와 스캔들 메이커 그리고 신데렐라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탑 여배우에 걸맞지 않은 별명이었다.

애 엄마는 절대 안 돼! 그러게 내가 뭐라고 했어! 그때그때 꼬박꼬박 나한테 전화하라고 했지! 라며

매니저이자 한세계의 오랜 친구이자, 한세계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유우미는 그 소문에는 특히나 길길이 날뛰었다.
어떤 소문에도 흔들리지 않던 한세계였지만 사실 그 모든 사람은 다 나였는데라며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조금 서글퍼지며 휘청이긴 했고 그 이유는 한세계가 딱 스물이 되던 해에 처음으로 자고 일어나면

얼굴이 바뀌는 병이 발병했고, 그렇게 지금까지 꼬박 10년을 앓아왔다.
세상 어디에서도 없는 병, 마법이라고 밖에, 혹은 저주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병.
그 병으로 인해 한 달에 한 번 특정한 주기가 되면 한세계는 다른 사람의 얼굴로 변했다.
여태까지 한세계에 대한 여러 가지 소문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마법에 걸린 한세계였다.
그런 한세계는 자신이 변하는 그 기간을 그림자의 기간이라고 불렀다.
그림자로 지내는 기간은 평소의 한세계로서는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 함부로 가고,

아무 술집에서나 술을 마시고, 다이어트하느라 못 먹던 야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고단한 삶에 도피처가 되는 것은 좋았다.
그렇기 때문에 한세계의 모든 계약 조건에는 한 달 중 일주일은 결코 어떠한 촬영도,

어떠한 스케줄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 특정 주기에 관한 조항이 들어갔다.

설마 말만 그런 거겠지라고 쉽게 생각하고 도장을 찍어주면 반드시 큰일이 났다.
드라마 초 생방 상황에서 일주일을 펑크 내서 드라마가 제때 나가지 못한 것만 해도 횟수로 세 번.
말이 세 번이지 업계에서 매장당하지 않은 게 이상했다.
그랬기 때문에 한세계는 오만하고 제멋대로인 배우로 방송가에 낙인이 찍히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세계가 여전히 탑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한세계의 넓은 연기 폭 때문인 것 같다.
한세계를 보고 있자면 말 그대로 백면 미인(百面美人).
즉, 백 개의 얼굴로 백 가지의 연기를 한다 해서 생긴 한세계의 별명은 백면 미인.
남자, 여자, 중년, 노인, 심지어 아이까지 세계의 연기 폭은 거침없었다.

그 별명을 처음 접했을 때 백 가지가 아니라 천 가지 아니, 만 가지의 삶도 살아봤던 한세계는 코웃음을 쳤다.
다만 그 천 가지 만 가지 삶 속에 희, 노, 락은 있었으나 애는 빠져있었는데 얼굴이 변하는 자신을,

지어 성별까지 변하는 자신을, 수천의 루머에 뒤덮인 자신을, 진실로 사랑해 줄 남자는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과연 마법에 빠진 내 모습까지 예쁘다고 해줄 사람이 있을까? 아니, 그게 나인지 알아보는 사람이 있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품고 살아가던 한세계의 앞에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서도재가 나타난다.
나를 모른다고? 한국을 넘어 아시아까지 정복한, 이 유명하느라 피곤하신 나를 모른다고?

근데 한큐에 나를 모른다고 했던 이 남자, 변한 나를 알아본다? 변한 모습을 한 채로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을 건네는 서도재가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죠?라는 말을 건넨다.

 

 

탑 여배우로 살아가고 있는 신비주의와 스캔들 메이커

그리고 신데렐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한세계의 주변인물들

 

한숙희/cast. 배우 김희정
탑 여배우로 살아가고 있는 한세계의 어머니.


어린 나이에 세계를 낳았고, 비록 미혼모의 삶이 순탄했다고 하면 거짓말이었겠지만,

예쁘고 똑똑해서 기특한 한세계를 키우는 일에는 기쁨이 더 많았다.

그렇게 한세계는 잘 자라 톱배우가 되었고, 한숙희은 홀로 바다가 보이는 지방으로 내려가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그곳에서 텃밭도 가꾸고, 댄스스포츠도 배우면서 자유로운 삶을 만끽 중인 캐릭터로

세상 쿨한 모녀 사이답게 세계의 근황은 TV로 확인하면서도, 잊을 만하면 터지는

딸 한세계의 스캔들 소식이 전부 별 볼일 없는 스캔들인 게 최근의 걱정거리라면 걱정.

선호 그룹 티로드항공 본부장인 서도재와의 스캔들도 그 별 볼일 없는 스캔들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이번에는 무서운 엄마의 촉으로 느꼈을 때 진짜 뭔가 있는 것 같다.

사고뭉치 딸내미 한세계를 서도재와 후다닥 결혼시킬 생각에 그렇게 서울 상경을 결심한다.

 

유우미/cast. 배우 문지인

한세계의 매니저.

 

한세계와 류은호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각별한 사이로,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듯 보이지만,

만만찮은 성격을 가진 유우미는 현재 한세계가 소속된 1인 기획사에서 한세계의 매니저 업무부터

대표로서의 일까지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캐릭터로, 탑 여배우인 자신의 친구 한세계가 본인도

원치 않는 사고를 치고 다닐 때마다 희생정신 뭐 그런 게 아니라, 이건 일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며 뒷수습을 해준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오느라 유우미의 오래된 남자친구는 뒤로 밀리기 일쑤로

데이트 한 번 하려고 하면 일주일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하는 남자친구.

그러던 어느 날 친구 한세계의 비밀을 알게 된 날, “응. 알았고. 믿지, 그럼. 그래서 몰래카메라 어디 있다고?”라며

유우미는 한세계에게 되물었지만 지금은 한세계의 친한 친구로서, 동료로서 누구보다 한세계를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유우미는 한세계가 배우 한세계일 수 있게, 때로는 그저 평범한 사람일 수 있게 도와준다.

탑 여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친구 한세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의 악플에 속상해하는 한세계를 볼 때마다

유우미는 친구인 자신도 몰라주면 한세계가 너무 외로울 것 같았고,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비밀을

간직한 한세계가 섬이라면, 유우미는 한세계를 세상과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류은호/cast. 배우 안재현
신부 지망생.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
고등학생 시절 류은호가 지나가면 옆 학교 애들이 야! 인간 포카리스웨트 지나간다! 라며 하나같이 소리쳤다.
일상으로 손실된 촉촉함을 존재만으로도 채워주는 남자로 팍팍한 도시에 살고 있음에도 도시의 혼탁함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숲처럼 고요한 캐릭터로 뒤를 비추는 후광이 너무 세서 마음속 티끌 한 점 보이지 않는 남자.
그래서 감히 가지려 할 수 없는 남자 그게 바로 류은호는 정말 항상 깨끗하고, 맑고, 자신 있는 것은

류은호의 외모뿐만이 아닌 심성 또한 그러했다.
이렇듯 인류의 공공재로서의 완벽한 자격을 갖춘 류은호가 여자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주님을 만나고,

부모님의 뜻이 아니라 마리아 님의 뜻을 따라 신부의 길을 가기로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류은호의 부모님 입장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 류은호가 하라는 결혼은 안 하고

제 인생을 신에게 바치겠다니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질 일이었다.
결국 엄마의 눈물과 입원의 컬래버레이션은 번번이 류은호의 신학교 입학 지원을 방해했지만,

엄마 때문에 꿈을 놓치기에는 그 꿈이 너무 진지했던 류은호는 이번에는 반드시, 결단코 입학하리라 마음먹는다.

탑 여배우 한세계와는 유치원 동기로 지금껏 지겹게 붙어있는 사이로, 남들은 속도 모르고

그저 탑 여배우랑 친구라고 하니 부럽다는 말의 연발이지만 그렇다고 속을 다 내보일 수는 없는 일.
내 친구 한세계가 사실은 아무 때고 아무 사람으로 변한다는 걸 그 누구에게 말할 수 있을까?

남자로도 여자로도 변하는 한세계를, 남자로도 여자로도 보지 않고 그저 사람 보듯 보는 류은호.

어쩌면 아무리 탐내봐야 사람의 것이 아닌 신의 소유가 되기로 한 남자여서, 그렇기 때문에

한세계의 비밀을 알게 되고 지키게 될 자격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항상 고요한 호수 위의 배처럼 천천히 흘러가던 류은호의 삶에 어느 날 갑자기

풍랑이 인 건 한 여자 강사라가 등장하면서부터였는데, 그렇게 갑자기 나타난 류은호 앞에

나타난 강사라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한세계를 곤경에 빠뜨리고, 자꾸만 한세계의 비밀을 캐내려 들었다.
왜 그렇게까지 나쁘려 하는 걸까? 나쁜 게 뭐 기분 좋다고? 게다가 진짜 나쁘다고 하기에는

강사라의 행동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의 흐름보다도 투명하고 쉽게 읽히기 시작했고,
그래서인지 자꾸만 강사라의 곁에 서면 찰랑이는 물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고,

강사라와 같이 있으면 문득 웃음이 새어 나오고, 같이 있으면 자주 즐거웠다.
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정말로 이런 사랑을 말하는 것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류은호의 아빠/cast. 배우 이한위
자상하고 보다 보면 나름 귀여움도 보이는 류은호의 아버지.

류은호의 엄마/cast. 배우 김예령
자신에게는 아들 류은호뿐만 아니라 딸 한세계, 유우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는 류은호의 어머니.

 

서도재/cast. 배우 이민기
선호 그룹의 티로드항공 본부장님.


그는 신이 있다는 증거 그 자체다.
서도재를 보고 있자면 그렇지 않고서야 이건, 말이 안 된다고 말할 수도 있을 만큼

세상에 평등이라는 말만큼 우스운 말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태어날 때 축하 선물로 통장에 ‘0’ 열한 개쯤은 가뿐히 받았고, 자라며 아버지에게 받은 수려한 외모와 키를,

어머니에게 받은 타고난 머리를 자랑했으나 그 자랑은 서도재가 자신이 하는 것이 아닌, 서도재의 집안이,

서도재의 집안이 가진 선호 그룹이, 그 그룹이 발 딛고 서 있는 대한민국이 했다.
이 잘나디 잘난 재벌 3세를 온 나라가 주시했고, 그런 서도재는 한번 고꾸라지지 않고 그 시선에 보답했다.
그야말로 훌륭한 시대의 남성상 그 자체의 캐릭터로, 안 그래도 가진 게 많은 서도재는 다 자란 나이에

한순간에 새아버지와 새 여동생까지 가지게 되었고, 둘 다 자신과는 피 한 방울도 마음 한 자락 섞이지 않은 인연이었지만

언제나 일 속에만 파묻혀 살던 자신의 어머니 임정연이 건강한 화초처럼 싱그럽게 피어나는 모습이

제법 보기 좋았기 때문에 괜찮았고, 새 여동생인 강사라가 호시탐탐 자신의 자리를 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도 어차피 그 ‘하늘’은 자신의 ‘하늘’이었고, 하늘은 의심 없이 사 도재의 것이자,

서도재의 운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역시도 그냥 다 괜찮았다.
사실은 새 여동생 강사라가 아니어도 선호 그룹의 핵심인 티로드항공을 노리는 일가친척만 수십이었기에

그렇다 보니까 그 티로드항공에서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서도재의 책임이 더욱 막중했다.

서도재의 얼굴은 곧 티로드항공의 얼굴이었으며, 사실, 따지자면 회사 앞 입간판에 승무원 복장을 하고

서 있는 얼굴은 한세계의 것이었지만 티로드항공의 얼굴은 곧 선호 그룹의 얼굴이었다.

신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에 흉터를 남기고, 그리고 신은 항상 공평하다.
그런 신의 공평은 서도재의 스물다섯, 미국 유학 시절에 찾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오던 날 차에 치이려던 할머니를 구하려다 사고를 당했고

그 사고를 계기로 서도재는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가 생기고 말았다.
그 이후 앞에 선 여성이 내 어머니인지, 지나가던 옆집 아주머니인지 알기 위해 자주 입는 옷차림과

손버릇과 걸음걸이 등 가까이서 맡아지는 체향 하나하나 모두 다 기억하면서 흠 하나 없던 자신의

삶에 생긴 균열을 감추기 위해 서도재는 정말 엄청난 노력을 했다.

어디를 가도 항상 비서 정주환과 함께 다녔으며, 그러고도 찾아오는 위기 상황은 활주로보다 더 드넓고

매끈했던 탄탄대로의 삶을 잃어서는 안 되는 서도재는 타고난 임기응변으로 항상 재빠르게 상황을 모면했다.

그 이유에서 회사 내에서 오직 서도재의 부서에 있는 모든 직원들은 이름표를 모두 착용했고,
이 별난 본부장님이 싫을 만도 하건만 어찌 된 건지 여사원들의 판타지는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하긴 수정 씨, 머리 바꿨네요? 못 알아봤어요 같은 지극히 진실되고 지극히 설레는 멘트를

마구잡이로 뱉어대는 서도재를 연모하지 않을 여자가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원래 도미노란 일순간 무너지기 위해 세우는 것으로 한세계의 스캔들이 터지는 날은

회사의 주식이 바닥을 치는 날로 그날은 서도재의 기분도 같이 바닥을 쳤다.

계약을 파기한 날, 속으로 쾌재를 불렀고, 직항이 없는 노선을 대한민국 항공사 최초로 취항하기 바로 직전인 순간.

코드셰어를 하기로 한 외국항공 대표에게 직통으로 전화가 왔고, 한세계를 모델로 쓰지 않으면

이 모든 계약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그쪽 대표가 이 계약에 오케이를 한 이유가

순전히 티로드항공 모델이 한 세계이기 때문이라니 계약을 없던 일로 하기에는 그곳에 들어서기로 했던

거대 호화 리조트, 그에 따른 관광사업까지 노선 취항이 무너지면 줄줄이 도미노처럼 모든 게 무너지게 되기에

이 도미노를 지키기 위해선 이 도미노의 제일 첫 번째 블록이었던 한세계를 넘어지지 않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애써 한세계라는 도미노 블록을 일으켜 세우고 있는 서도재 앞에 무릎까지 오는 원피스, 힐을 신고서

또각또각 제게로 걸어오는 걸음걸이, 손끝의 온도, 촉감까지 분명히 처음 보는데도 자꾸만 익숙하지만

낯선 여자가 나타났고, 꼭 어디서 본 것만 같은데? 일주일 전에도, 그제도, 분명 어제도 만났던 것 같은데

그때는 조금 더 키가 컸던 것 같기도 하고, 작았던 것 같기도 한마음에 너 도대체 누구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 여자 역시 당신 도대체 뭐냐고 서도재에게 되물었다.
그 순간, 서도재의 마음속 견고한 도미노가 경쾌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선호 그룹의 티로드항공 본부장님으로

일하고 있는 서도재의 주변인물

 

정주환/cast. 배우 이태리
서도재의 비서.

 

고등학교 시절 선호 장학 재단에서 장학생으로 선정돼 지원을 받았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지금의 선호 그룹 ‘정 비서’가 되기까지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온

정주환이 원하는 건 최고경영자가 아닌 그저 최고 연봉자로 그저 한 회사를 이끄는 책임까지는

지고 싶진 않은 정주환은 지금 이대로의 이 고액 연봉자의 삶이 좋았다.

선호 그룹 티로드항공 본부장 서도재의 오른팔, 아니 두 눈.

말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서도재가 놓치는 인물들의 이름을 옆에서 속삭여주는 일이 정주환 비서의 가장 주요한 업무로,

어느 날부터 갑자기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는 서도재에겐 최고의 조력자이지만,

바꿔 말하면 서도재의 비밀을 쥔 정주환은 서도재의 여동생인 강사라만큼이나 위협적인 캐릭터로,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정주환에게는 유혹의 손길이 많았지만, 매일매일 이 유혹들을

쳐내는 게 또 정주환의 주요한 업무 중에 하나.

그 많은 유혹들을 쳐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약점을 가지고 있어 인간적이면서도

빈틈없이 철저하고 능력 있다는 것과, 머지않을 미래에 회사의 대표가 되어

최고 연봉으로 자신을 부려줄 거라는 것 때문에 정주환은 그저 자신의 상사인 서도재가 마음에 든다. 

선호그룹 일가인

선호 그룹의 티로드항공 본부장님으로

일하고 있는 서도재의 가족들


임정연/cast. 배우 나영희
서도재의 어머니.


선호 홀딩스의 대표님이자, 선호 장학 재단의 이사님.

선호 그룹 임 회장의 하나뿐인 외동딸로 임 회장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거기에 임 회장의 능력까지 고스란히 물려받아 재벌가에 몇 없는 여성 대표가 됐다.

능력은 자신이 있으면 돼서 결혼은 모두 사랑으로 했던 임정연.

첫 번째 남편은 조각가였고, 조각같이 훌륭한 아들 서도재를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자신의 남편이 세상을 떠나던 때 아들은 병을 얻었다.

슬픔은 두 배가 되었지만, 임정연은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대표의 삶은 계속되어야 했다.

그런 임정연이 장학 재단 행사에서 만난 강대식 교수와 또 한 번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강대식 교수는 임정연의 두 번째 남편이 되었고, 강대식이 정원을 가꾸고, 집안의 화초를

돌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일에 치여 지쳤던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그는 언제나 일 속에만 파묻혀 살던 임정연의 삶에 드리운 나무 그늘이 되어주었으며,

게다가 강대식 교수의 딸인 강사라는 꼭 임정연 자기 자신을 보는 듯 야무진 모습에 마음에 쏙 든다.

갑자기 생긴 피 한 방울 안 섞인 여동생이 아들에겐 위협이 되겠지만, 어머니이기 이전에

그녀도 어쩔 수 없이 임 회장을 닮아 능력 위주를 내세우는 대표였던 임정연에게는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임 회장/cast. 배우 이문수
서도재의 외할아버지이자 선호 홀딩스의 대표님이자

선호 장학 재단의 이사님인 임정연의 아버지.


선호 그룹 회장님이자, 선호 장학 재단 재단장인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기업가의 표본.

버스 두 대를 가지고 땅 위에서 시작한 사업이었는데 어느새 하늘을 나는 여객기만

156대를 가진 대한민국 제1의 항공사를 소유하게 되었고, 하나뿐인 딸 임정연은 다행히 누구보다 능력 있었기에,

딸에게 홀딩스 대표 자리를 넘기고, 선호 장학 재단의 지분을 주었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데, 신기하게도 손주보다도 딸이 먼저였고, 어렸을 때부터 총기 있고

어여쁜 자신의 딸이 이제는 앉으나 서나 자기 아들인 서도재만 걱정하는 탓에 점점 말라가는 것 같아 속상하다.

그러니 임 회장의 불호령은 언제나 서도재에게 날아가기 일쑤였고, 자신이 키운 회사를 핏줄이라고

그냥 넘길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이대로 손자인 서도재가

자신이 일으켜왔던 이 회사를 모두 가져도 될지 항상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강대식/cast. 배우 강남길
선호 그룹 원에어 대표님인 강사라의 아버지이자 임정연의 두 번째 남편으로
식물생산과학부 원예생명공학 교수님.

 

임정연과 뒤늦은 사랑에 빠져 재혼 가정을 꾸렸고, 온화한 성품으로

일생을 식물 연구에 몰두해 온 강대식의 취미와 특기는 모두 식물 가꾸기.

그런 강대식의 손을 거치면 나뭇잎이 빛깔부터 달라진다.

딸인 강사라도 그저 사랑하고, 사랑받을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라면서 그렇게 정성을 다해 키웠다.

그런데 딸 강사라는 어느덧 선호 그룹 경영권 승계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그러려고 한 결혼이 아니었는데 계속 앞만 보며 달리는 딸 강사라에게도 임정연에게 있어서

강대식이 그런 존재인 것처럼, 잠시 쉴 공간을 만들어줄 사람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강사라/cast. 이다희
선호 그룹 원에어 대표님.


세상은 똑똑한 여자를 독한 여자로 키운다.
한번 알았던 것은 절대로 잊지 않는 똑똑하다 못해 맹랑하기까지 했던 이 아이는

첫 받아쓰기 백점을 맞던 순간을 잊지 않고 기억했고, 자신을 향해 쏟아지던 칭찬과 박수와

그리고 선망의 시선과 그 말할 수 없는 짜릿함을 잊지 못한 캐릭터로,

남들이 못하는 걸 하고 남들에게 없는 걸 갖게 되면 이 칭찬과 박수들이,

이 선망의 시선이 끊이지 않을 것임을 강사라는 그 순간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강사라는 절대 그것을 잊지 않았고, 그리고 그런 강사라를 세상은 어느샌가 독한 년이라 부르고 있었다.

아무리 이 바닥이 인생 뻑하면 인수합병이라지만 그 인수합병에 제 인생까지 말려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나 아버지 강대식의 재혼은 살면서 한 번도 꿇려본 적이 없던 강사라가 처음으로 꿇어본 경험이었다.
데릴사위쯤으로 새 장가에 드는 아버지의 혼수품으로 딸려 들어가 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가족들 사이에서 식구 노릇하기 어언 십 년 아버지 강대식은 한 이불 덮는 아내라도 있지

그 십 년의 세월 내내 강사라는 그 집안 주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는 조각배에 불과했다.
그래도 십 년 내내 죽어라 노를 저었더니 항구 한자리쯤을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건 좋은 건가.

그 이후 할아버지 임 회장의 눈에 들어 저가항공사인 원에어의 대표가 됐다.
남들은 젊은 나이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그건 정말 강사라를 모르고 하는 소리였다.
그 하늘은 강사라가 안주하기에는 너무 작고 좁은 하늘이었기에 이왕 가질 하늘이라면 티로드항공쯤은 되어야 했다.
그리고 티로드항공을 강사라는 자기가 못 가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티로드항공의 공식 후계자이자 남이나 다름없는 오빠 그러나 서도재가 결코 만만치 않았고,

일단 그 오빠를 쓰러뜨려야 티로드항공을 가질 텐데, 자기 스스로 넘어지지 않는 한

넘어뜨리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곁에 사람도 잘 안 두는 인간 서도재가

항공사 모델인 한세계를 싸고돌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은 성공의 걸림돌일 뿐인데

서도재는 그 걸림돌을 스스로 제 앞에 놓고 넘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강사라는 그 앞에 커다란 수렁을 파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됐고,

일단 그 수렁을 파기 위해선 한세계, 그 여자의 비밀이 필요했기에 한세계의 뒤를 캐봤더니

류은호라는 남자가 하나 딸려 나오게 되었고, 자신을 무척이나 경계하는 눈초리의 류은호는

어디 세탁실에 들어가 표백이라도 당한 것처럼 꼭 하늘에 떠 있는 구름처럼 속이 새하얬다.
그리고 눈으로는 볼 수 있지만 만질 수는 없는 구름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티끌 하나 없는 류은호 앞에서 자신의 티끌들은 모여 태산이 되었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게 부끄러웠다.

자기가 쥐고 있는 어떤 모범답안과 해설지에는 그 어디에도 이 남자의 이름은 없는데
이 남자의 이름은 천국 가는 명부에나 있는 게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면서 그렇다면

류은호와 자신은 죽어 가는 길도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이토록 다른 이 남자를 나는 사랑하게 된 걸까?

하지만 얘는 내가 아니라 신을 사랑하는데? 일단 포기하지 않고 기도로 신과 협상하기로 한다.

 

 

그 외 다른 인물들


채유리/cast. 배우 류화영
여배우.


그녀가 업계 캐스팅 1순위로 거듭나게 된 이유는 외모도, 연기력도 아니었고 인기도 아니었다.

각종 스캔들로 얼룩진 탑 여배우 한세계의 유일한 비교 군이었기 때문이었는데

스캔들 걱정 없이 믿고 쓰는 배우라는 칭찬에 그저 해사한 미소

한 번이면 된다니 너무도 편하고 완벽한 전략이 아닌가?

그렇게 웃다 보면 언젠가 진정으로 웃게 되는 승자는 한세계가 아닌 자기 자신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캐릭터로,

그리고 한세계와 함께 하는 영화는 마지막 승리의 날을 위해 반드시 한 번은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자기 자신은 주연, 한세계는 조연을 맡게 되면서 뒤바뀐 출발에

채유리는 스스로 너무 만족했고, 그것이 자신의 완전한 승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승부는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법이었다고 시간이 지날수록

채유리의 자리는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고 한세계의 자리는 갈수록 빛나기 시작했다.

그 스포트라이트는 내건데 너무 분했고 그래서 자신의 완전한 승리를 위해 한세계의 시답지 않은

스캔들 따위가 아니라 한세계의 인생을 걸고 넘어뜨려 완전히 일어서지 못하게 할 아주 결정적인 약점이 필요했다.


이희섭/cast. 배우 김승욱
영화감독.


탑 여배우 한세계를 배우로 발탁한 은인이자 한세계에게는 아버지 같은 존재로

칸을 비롯해 상을 받은 영화제보다 받지 못한 영화제의 숫자를 세는 게 빠르다는 한국 영화계의 거장 캐릭터로

물론 그에게도 그저 독립 영화계의 루키에 불과했던 때가 있었는데, 바로 자신의 예술혼을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고

앵무새처럼 대본만 줄줄 외는 배우들로 인해 지쳐가던 시절 그러던 중 운명처럼 한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한세계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서툴지만 더욱 완벽하게 그려내 주는 유일한 배우였다.

그러나 그런 한세계가 언젠가부터 변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촬영 현장에서 수시로 도망을 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애 딸린 미혼모라는 스캔들까지?

배우로서가 아닌 스타로서의 삶을 택한 한세계 앞에서 이희섭이 느낀 감정은 실망을 넘어선 분노였다.

그러나 그 분노도 잠시 진심으로 자신의 앞에, 그리고 카메라 앞에 서던 신인배우 한세계의 눈빛을 기억하는 이희섭은

지금 자신의 앞의 한세계가 그때의 그 눈빛을 하면서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 애원하는 한세계의 모습을 보며

그 눈빛을 다시 한번 믿어 봐도 될까라는 생각과 함께 또다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김이사/cast. 배우 이철민
호시탐탐 서도재를 위협하는 티로드 항공 이사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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